우리는 주님의 움직이는 교회
2018-12-12 13:27:40
설교본문 (롬 12:1~5)
우리는 주님의 몸 된 교회입니다.
지난해 소망교회 창립 4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다시 새롭게, 다시 거룩하게”라는 표어를 통해 우리 자신의 모습도 돌아보았습니다. 또한 지난해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는 해였습니다. 우리가 새롭고 거룩하게 되는 비결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회개’이며, 두 번째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입니다. 우리는 이 두 키워드를 기억하며 지난해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오늘 창립 41주년 주일을 맞이합니다. 이제 또 한 번 교회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가를 되뇌어 보고자 합니다.
교회는 건물이 아닙니다. 우리가 예배드리고 있는 이 건물은 소망교회 ‘예배당’입니다. 진정한 교회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모인 우리들, 곧 여러분과 저입니다. 예수님의 인격에 감동한 사람들의 모임이 교회며,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로 인해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경험한 사람들의 모임이 교회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교회의 머리되시며,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의 한 지체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우리 자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님 안에서 하나 된 우리가 주님의 몸 된 교회입니다.
주님의 몸 된 교회는 하나님을 첫 번째로 모시는 삶을 삽니다.
그렇다면, 교회로서 우리는 어떠한 삶을 살아야 될까요? 먼저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바로 세워야 합니다. 하나님을 하나님 되게 하는 것이 예배 공동체가 해야 할 일입니다. 요한복음 4장 23절을 읽어 보겠습니다.
아버지께 참되게 예배하는 자들은 영과 진리로 예배할 때가 오나니 곧 이 때라 아버지께서는 자기에게 이렇게 예배하는 자들을 찾으시느니라 (요한복음 4:23)
구약 시대나 신약 시대나 어김없이 하나님은 예배하는 자를 찾으십니다. 예배자는 예배를 통해 두 가지를 경험합니다. 하나는 ‘두렵고 떨림’입니다. 죄를 싫어하시는 하나님 앞에 우리가 죄인으로 서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기쁨과 감사’를 동시에 경험합니다. 주님 앞에서 사죄의 은총을 경험하며, 그분께서 “너는 내 아들이다. 내 딸이다.”라고 말씀해 주시는 까닭입니다.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놀라운 축복을 허락하셨기에, 우리 영혼이 기뻐 뛰놀며 감사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예배는 관람하는 시간이 아닙니다. 우리는 예배를 드리는 사람입니다. 목회자도, 성도들도 하나님께 예배하는 사람입니다. 예배를 관람하는 이가 있다면, 오직 하나님 한분이십니다. 우리의 예배를 보시며 기뻐 받기도 하시며, 때로는 형식적인 예배에 고개를 돌리기도 하십니다. 하나님은 예배를 통해서도 우리의 중심, 곧 마음을 보십니다. 그러므로 예배자의 마음 자세가 중요합니다. 예배드릴 때마다 이렇게 고백해 보십시오. “하나님, 당신이 첫 번째이십니다. 당신이 내 인생의 가장 우선이 되십니다. 무엇과도,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당신은 언제나 내 삶의 첫 번째이자 최고이십니다.” 바로 “You are first!”라고 외치는 것입니다.
그때 예수님에게도 들렸던 하나님의 음성이 우리에게도 들려올 것입니다. 마가복음 1장 11절입니다.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 (마가복음 1:11 중)
하나님이 우리를 향해 “너는 내 아들, 내 딸이란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즉 내가 하나님을 높이면 하나님께서 나같이 연약한 자를 다시 높여주심을 경험하는 것이 예배입니다. 우리는 예배를 통해 무한한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을 경험합니다.
주님의 몸 된 교회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된 공동체입니다.
둘째,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바로 세워야 합니다. 우리는 누구일까요? 그리스도의 이름 안에 하나 된 공동체입니다. 그러므로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We are all one.” 우리는 하나입니다. 이는 똑같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우리는 모두 다양하고 각자 개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된 정체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얼굴도, 생각도, 가치관도, 성별도, 나이도, 삶의 환경도 다르지만, 예수님이 우리의 주인이시며 나의 구원자라는 동일한 고백이 우리 안에 있습니다. 이 고백이 우리의 공통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믿음의 친구들이자 형제, 자매입니다.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하는 믿음의 동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의 아바 아버지가 되시며, 예수님이 우리의 맏형이 되시고,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와 자매가 된 가족 공동체가 바로 우리 교회 공동체입니다. 사도 바울은 로마서 12장 5절에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이와 같이 우리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되어 서로 지체가 되었느니라 (로마서 12:5)
우리가 그리스도를 통해 한 지체가 되었고 서로 교통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를 위해 예수님이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막힌 담을 허셨습니다. 인간과 인간 사이의 장애물들도 제거해 주셨습니다. 이 사실을 바울이 소리 높여 찬양하고 있습니다. 갈라디아서 3장 28절입니다.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 (갈라디아서 3:28)
우리는 예수님 덕분에 위대한 경험을 합니다. 그분을 통해 유대인과 이방인이 하나요, 남자와 여자가 하나요, 자유인과 노예가 하나라는 ‘차별성을 극복한’ 공동체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먼저 인종차별, 남녀차별, 사회차별을 깨뜨린 공동체가 있다면, 바로 교회 공동체입니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어진 역사입니다. 인간이 만든 수많은 차별성과 억압을 예수께서 철폐하셨고, 무너뜨리셨으며, 모든 억압의 굴레에서 자유와 해방을 선포하셨습니다.
주님은 인간이란 그 자체로 존엄하다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존재이기에, 인간은 소중한 존재라고 알려 주셨습니다. 나아가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와 자매 된 이웃이 하나님 안에서 사랑과 은혜를 나눌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주님의 몸 된 교회는 세상을 축복하며 나아가는 공동체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로 주님은 우리에게 ‘세상을 향해 나아가라’고 말씀하십니다.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요? 하나님의 축복 받은 자로서 세상을 축복하며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가 밟는 땅이 하나님의 축복을 받도록 축복해야 합니다. 우리가 만지는 것도 축복 받을 수 있도록 축복해야 합니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축복의 인사를 건네야 합니다. 어떻게 축복할까요? “You are blessed.” “당신은 복 받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You are centered.” “당신은 너무 너무나 소중한 사람입니다.” 이렇게 축복하는 것입니다.
예수님도 우리를 축복하시며, 이 축복권을 가지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라고 명하셨습니다. 요한복음 17장 18절을 읽어 보겠습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세상에 보내신 것 같이 나도 그들을 세상에 보내었고 (요한복음 17:18)
하나님이 예수님을 세상에 보내신 것처럼, 예수님도 우리를 세상으로 파송하셨습니다. 이제 우리도 주님이 주신 축복권을 가지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이를 통해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하나님의 사랑 받는 자의 기쁨과 감사가 무엇인지를 세상으로 하여금 알게 해야 합니다.
마태복음 10장 12절에는 예수님이 제자들을 파송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때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또 그 집에 들어가면서 평안하기를 빌라 (마태복음 10:12)
“평강하라.” 하고 축복하라는 것입니다. 들어서는 집마다 평강을 빌어주라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사람을 만날 때 이렇게 축복해 보는 것입니다. “당신에게 주의 평강이 있기를, 하나님의 복이 있기를!” 그러면 주님의 축복이 그 사람에게 전달된다는 것입니다. 만약 상대가 축복 받기를 거절한다면, 그 평강이 다시 우리에게 임할 것이니 두려워하지 말라고 주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다만 축복하는 사람이 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집에서는 가족을, 집을 나서면 이웃을, 또 내가 소속된 공동체에서도 모든 이들에게 하나님의 축복과 평강을 전하며 빌어 주는 것입니다.
거룩한 삶으로 주님을 증언하는 교회가 됩시다.
오늘 본문에서 사도 바울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로마서 12장 1절을 읽어 보겠습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내가 하나님의 모든 자비하심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 (로마서 12:1)
배는 바다에 떠 있어야 합니다. 부력을 이용해 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배가 물속에 가라앉으면 파선하고 맙니다. 물 위에 떠 있으면 원하는 대로 항해할 수 있으나, 물 아래 빠지면 모든 기능을 상실하고 맙니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 속에 빠지면 파선하고 맙니다. 세상 속에 있지만 세상과 함께 항해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세상을 축복하면서도 사명을 잃지 않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그렇게 삶의 현장에 놓여 있습니다. 우리는 삶을 통해 살아 있는 예배를 드리는 자들입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살아 있는 교회이자 움직이는 교회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우리를 통해 하나님을 경험합니다. 우리를 통해 하나님의 살아 계심을 체험하고, 하나님이 사랑이시라는 사실도 깨닫습니다.
창립 41주년을 보내고 있는 우리 소망교회와 우리 교회의 성도들이 이런 교회가 되기를 원합니다. 예배드릴 때 “주님이 첫 번째입니다.”라고 고백하고, 믿음의 성도들을 만날 때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믿음의 친구요 동지입니다.”라고 인사하며, 세상을 향해 나갈 때 주님의 축복권을 사용하며 “당신은 축복 받은 사람입니다. 소중한 사람이에요.”라고 축복할 수 있기를 원합니다. 바로 그때 우리를 통해 하나님의 살아 계심이 드러나는 놀라운 은혜의 역사가 이루어질 것입니다.